(백광현 신부 새 관구장, 2024년 10월 5일 취임)
살레시오회 로마 본부의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총장 추기경은 백광현(마르첼로, 60) 신부를 2024-2030년 6년 임기의 차기 한국 살레시오회 관구장으로 임명했다.
백광현 마르첼로 신부는 1964년 충남 성환 출신으로 건국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미생물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시절 청년활동을 통해 가톨릭 신앙을 처음 접하고 세례를 받았으며, 대학원을 마친 후 1991년 살레시오수도회에 입회하여 1993년 1월 30일에 첫 서원을 했다. 수도회 입회 이후 2001년 6월 24일 서울 구로3동 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사제품을 받기까지, 수련부터 시작해서 로마 교황청립살레시오대학교 유학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줄곧 이태석 신부와 동문수학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3년 살레시오대학교에서 청소년사목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수련장(2004-2005), 양성대리(2004-2007; 2015-2019), 청소년사목대리(2006-2015; 2023-현재), 살레시오 가족대리(2022-2023), 부관장(2014-2023) 등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의 주요 직책을 두루 수행했고, 2020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제28차 살레시오회 세계 총회의 한국 대표로 파견되기도 했다. 관구 구조 속의 이런 책임을 수행하는 동시에, 관구관공동체 원장(2009-2011, 2014-2015, 2024), 대림동공동체 원장, 돈보스코청소년센터 원장, 직업학교 교장 등 여러 지역 공동체 및 사업체의 책임을 맡아 청소년사목 일선의 다양하고 폭넓은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는 교리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식견으로 한국 교회에 여러 기여를 하고 있는데, 그가 집필한 '예수님의 작은 친구, 나는 복사'라는 책은 각 본당의 복사단 교육을 위한 독보적인 필독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더불어 교리교육 및 교리교사들을 위한 서적들을 여러 권 번역하였으며, 특히 청소년사목과 관련된 다수의 책들을 번역하거나 기고하여 청소년사목 현장 일꾼들의 고된 여정을 돕고 있다.
이른바 '살인미소'라고 불릴 만큼, 다정한 미소가 일품인 그는 외유내강의 정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겸손과 호감을 주는 외면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 삶의 내면에는 제하분주(濟河焚舟)의 결연함으로 늘 날이 서 있음을 보게 된다. 이런 특질은 신앙이나 성소와 관련되었을 때 가장 분명하게 잘 드러난다. 가톨릭 집안 출신이 아닌 그가 성년이 된 후 신앙을 맞아들이고 곧이어 청소년 구원 사명을 향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망설임 없이 "예"라고 응답하는 결단에서도 그렇고, 다양한 고비마다 수도회의 어려운 책임을 맡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모습에서,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아야 할 참된 하느님 백성이 지닌 결단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새롭게 관구장으로 임명되신 백 신부님께서 그동안의 양성 및 청소년사목 분야에서 폭넓고 풍부하게 쌓은 경험으로 바탕으로 한국관구의 130명 살레시오회원과 수만 명의 살레시오 가족들을 잘 고무해 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청소년사목 전문가로서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한국관구가 많이 기여하도록 적극 지원하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몇 년 동안 관구장과 부관장으로서 함께 합을 맞춰왔기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알고 있는 현 관구장 최원철(티모테오) 신부의 말이다.
올해 진출 70년을 맞는 한국 살레시오회가 새롭게 임명된 관구장과 함께 그 고유 카리스마를 더욱 확고하게 굳히고,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사랑받는 동반자의 삶을 한층 더 증거하길 기원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