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주년을 맞는 제5회 졸업생의 한 사람인 제가 개교 60주년 축하의 글을 쓰게 된 것에 대해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그대로라면 그 동안 다섯 번 정도는 강산이 변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 말이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요즈음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형과 아우 간에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농담처럼 시시각각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차량에 많이 장착되어 길을 안내해 주는 네비게이션도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Up Grade해야 정확하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강산은 6개월에 한 번씩은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인터넷과 정보 통신의 발달로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방식도 어지러울 정도로 빨리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모든 분야가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고 원래대로 유지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살레시안의 정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환경을 깨끗이, 몸을 깨끗이, 마음을 깨끗이” 라는 학교의 교훈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교훈이 우리를 얼마나 올바르게 이끌었는지 살레시오 동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강산이 수없이 변하는 것처럼 그 정신도 변할 법도 한데 오히려 변질되지 않고, 변화되는 시대에 걸맞게 하나의 생명력 있는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 살레시안의 정신은 단순히 인간적인 유대관계의 힘에서만 형성된 것은 아닙니다. 이 정신은 살레시오 수도회의 창설자인 요한 보스코 성인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요한 보스코 성인의 정신은 근본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이 복음에 바탕을 둔 요한 보스코의 정신은 세계 어디서나 살레시오 학교의 졸업생들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폭넓은 시선으로 활동하게 합니다.
비록 국제 고등학교는 아니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지 살레시오 학교를 졸업한 동문을 만나면, 금방 한 가족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살레시오 학교의 큰 장점이자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공무로 출장 갔다가 외국에서 그 나라의 살레시안을 만나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한 경우도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전통의 학교에서 공부하는 후배 여러분들은 큰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윈스턴 처칠은 “비관론자는 매번 기회가 찾아와도 고난을 보고 낙관론자는 매번 고난이 찾아와도 기회를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수와 실패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포기하는 것임을 잊지 마시고, 어떠한 어려움이 밀어닥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꿈을 집요하게 품어왔던 사람들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는 목표, 곧 꿈이 사람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27%의 사람은 목표가 없고, 60%는 목표가 희미하며, 10%는 목표가 있지만 비교적 단기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단지 3%의 사람만이 명확하면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명확하고 장기적인 목표가 있던 3%의 사람은 25년 후에, 사회 각계의 최고 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회의 각계 분야에서 지도자로서 살레시안의 긍지를 드러내는 살레시안 동문 여러분들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후배들이 동문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징검다리 삼아 능력을 힘껏 발휘하며 살레시안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면서 이바지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자랑스러운 살레시안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시는 살레시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살레시오 수도회 신부님들과 수사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주님의 축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